일본 개호시설에서의 여름행사 나츠마츠리 [개호 일상]
일본에서는 여름에 마츠리(祭り)를 즐깁니다. 마츠리는, 우리 말로 '축제' 정도로 번역할 수 있고, 영어로는 '페스티발'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보통 한여름에 모여서 음식을 먹고 불꽃놀이를 즐기고 각 지역 나름대로의 행사를 합니다. 일본의 문화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에 더워 죽겠는데 모여서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마츠리 문화를 존중합니다.
보통 한여름에 모여서 음식을 먹고 불꽃놀이를 즐기고 각 지역 나름대로의 행사를 합니다. 일본의 문화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에 더워 죽겠는데 모여서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마츠리 문화를 존중합니다.
제가 일 하는 개호시설에서도 작은 마츠리를 즐깁니다. 보통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이라, 더운 날씨에 외부로 나가 마츠리에 참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개호시설내부에서 조촐하게 마츠리를 즐깁니다.
일본의 노인분들은 평생 일본에서 살아온 문화와 습관이 있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수박을 먹는 것처럼, 여름이 되면 마츠리가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1. 올해 여름 마츠리의 담당자가 되다
한 달 전, 시설장이 나에게 요청 했다.
"올해 여름 마츠리는 당신이 맡아서 하는 것이 어때요?"
요청이나 부탁이 아니다. 너가 맡아서 하라는 지시 라고 생각하면 된다. 알겠다고 하고 난 후, 한동안 잊어 버렸다. 맡아서 뭘 하라는 것인지 모른채로 시간만 흘렀다. 그리고 마츠리의 전 날 시설장은 나에게 물었다.
"혹시, 마츠리 장식 같은 것은 안하시나요?"
"네?"
그렇다. 생각해 보니, 축제 때는 장식을 해야 한다. 일본의 마츠리 장식은 어떻게 하는 거지? 나는 일본사람이 아닌데 무슨 장식을 해야 하나? 고민을 조금 하다 시설장 에게 장식용품을 사 오겠다고 이야기 한 뒤, 다이소에 갔다. 다이소에 가면 뭐가 있겠지.
2. 축제 준비
- 축제 장식하기
부랴 부랴 다이소에 가서 적당한 장식용품을 구입했다. 뭐 일본풍 장식이고 뭐고 간에 그냥 아무거나 구입해 와서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풍선도 달고, 천장에 뭘 좀 달아서 축제 분위기만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했다.
<부랴부랴 다이소 에서 사온 풍선과 여러가지로 장식했습니다> - 음식 준비
나는 야키소바 담당이었다. 야키소바라니. 나는 야키소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야키소바가 맛있나? 하지만, 야키소바는 일본인들의 입맛에 호불호가 전혀 갈리지 않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으로 치면, 짜장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짜장면을 싫어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일단, 30인분 만들 준비를 했다. 슈퍼에서 야키소바 재료 30인분을 구입했다. - 축제의 어트랙션 준비
일본의 마츠리에 가면, 어린이를 위해 '금붕어 잡기' 를 한다. 일본의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짱구 애니매이션에 보면, '금붕어 잡기'를 하는 짱구가 종종 나온다. 일본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실제 금붕어를 사올 수 없으니, 다이소에서 판매중인 플라스틱 모형 금붕어를 구입해서 준비해 두었다.
낚시로 과자를 낚는 게임도 준비했다. 과자에 금속 클립을 붙이고, 긴 막대기에 자석을 붙여 놓았다. 이런 것들을 만들고 있을 때면, 내가 개호시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어린이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일본 축제에서는 수박을 깨뜨리는 행사를 한다. 귀한 수박을 방망이로 깨는 행사인데,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른다. 더위를 깨 부신다는 의미로 하는 행사 인가? 일본인 직원에게 왜 수박을 깨뜨리는 행사를 하는지 물어봤다.
"그냥 예전 부터 마츠리를 하면 수박 깨기를 했었어. 재밌잖아~"
김 빠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큰 수박을 슈퍼에서 하나 사왔다. 위험하지 않은 작은 방망이도 몇 개 준비했다.
3. 마츠리 당일
- 음식 나누기
마츠리 당일 날 아침부터 부리나케 만들었다. 나는 야키소바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내가 야키소바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야키소바를 드신 어르신들의 품평은 [오이시~] 였다. - 금붕어 잡기
- 과자 낚시
- 수박깨기
4. 소박한 여름 행사, 마츠리 마무리
모두 즐거운 웃음을 띄며 귀가하셨습니다. 나이가 들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일본 개호시설에서의 여름 마츠리를 소개해 보는 글 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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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의 귀가를 돕는, 차량 에서 촬영한 일본 마을 사진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