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족 휴가제도 - レスパイトケア(레스파이토 케어)

  야근을 마치고 퇴근했습니다. 언제나 힘든 야간근무시간입니다. 어제 밤에는 잠시도 앉아서 쉬지 못했습니다. 이용자 어르신 한 분이 초저녁 부터 새벽까지 쉬지 않고 돌아다니셨기 때문입니다. 저야 직업이기에 어떻게든 마음을 컨트롤 하며 견디지만, 가정에서 이런 일이 있을 경우 정말 가족분들이 힘들겠다 그리고 힘들었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 중국 출신의 카이후 할머니

  저는 이 직장에서 차량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카이후' 할머니는 중국 할머니 이십니다. 그 분은 일주일에 4일 정도만, 저희 시설에서 정기적으로 숙박을 하십니다. '카이후' 할머니의 댁에 처음 방문 했을 때의 아드님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본인의 어머니를 돌보느라 지칠만큼 지쳐버린 얼굴로 저를 맞이하셨습니다. 

  본인의 집에서 혼자 걸어나와 옆집의 벨을 누르는 행동이 반복되고, 온 동네를 배회하는 행동이 일상 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족들은 매일 주위의 집을 방문하여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는 일이 일상이며,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카이후' 할머니를 찾는 일이 반복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카이후' 할머니는 금요일에 저희 시설로 오셔서 월요일에 댁으로 돌아가십니다. 금요일 오전이 되면 저는 할머니의 댁으로 가서 모시고 오는 일을 합니다. 그 때마다 아드님의 얼굴 표정과 행동을 보게 되는데, 항상 지친 얼굴로 저를 맞이하며, 본인의 어머니를 억지로 시설로 보내듯이 배웅을 합니다. 

  처음에는 이 행동이 너무 못마땅 했지만, 그렇다고 그 심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그 사람을 비난 할 수 있을까요? 칭찬할 행동도 아니지만,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2. 레스파이토 케어(レスパイトケア) 

  일본의 개호 현장에서는 '레스파이토 케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인지증을 가지고 있는 노인을 위한 단어이기 보다는, 그 노인을 돌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단어 입니다. [휴식] 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단어 입니다. 이 [휴식]은 가족의 건강을 위한 휴식입니다. 인지증의 당사자가 아닌 가족의 휴식을 위한 제도가 '레스파이토 케어'인 것입니다. 누구라도 휴식이 없는 삶은 언젠가는 지쳐버리게 될 것입니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뒤 오랜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결과 자연적으로 개호보험과 개호시스템은 매우 발전했습니다. 아무리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라도, 노인이라도 일본 정부에서는 찾아내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복지가 발전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뉴스에서는 일년에 두세번씩 개호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가족들의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인지증을 겪고 있는 부인의 개호를 수 십년 해 오다가 함께 세상을 등지게 되는 결정을 해버리는 뉴스, 아버지의 인지증을 보살피다 지칠대로 지쳐 함께 안타까운 선택을 해버린 뉴스 등을 듣게 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힘든 것은 사실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장기적으로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자 과제 이기도 합니다. 가족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뉴스에 한 두 가정의 좋지 않은 뉴스가 소개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일 년에 2~3번 우리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 할머니.

  일 년에 2~3번씩 우리 시설에 오셔서 며칠간 시설에서 생활하시다 본인의 집으로 가시는 분이 계십니다. 딸이 어머니의 개호를 맡아서 하고 계시는데, 개호가 너무 힘들어 녹초가 되시기 직전에 저희 시설로 부탁을 하십니다. 며칠 동안 우리 시설에서 할머니가 생활하시는 동안, 가족들은 아니 딸은 잠시나마 휴식을 가지게 됩니다. 여행을 가시기도 하시고, 친구 분들을 만나기도 하시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는 저희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목적이 휴가 이기 때문입니다.

  "본인 어머니는 개호시설에 맡기고, 지들끼리 놀러다닌다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가족들도 반드시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이성적으로 개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위한 단기숙박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4. 한국에는 '치매가족휴가제도' 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의 '레스파이토 케어'라는 것과 그 목적이 같은 제도 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이제 고령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제부터 시행착오가 계속 생기기 시작할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가족들 간의 일어나서는 안될 안타까운 일들도 생기겠지요. 우리나라의 인식은 아직 노인의 문제가 사회적인 책임보다는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가족간의 문제가 적지 않게 발생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시행착오를 겪었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미리 참고하여, 우리나라가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노인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레스파이토 케어'에 대한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