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가진, '자신감과 자랑'의 근원은 '돈'이 아니었다 - [ 에세이 ]
고령 노인들의 자랑은, 가진 돈이 아니었다
개호시설의 거실에 남자 어르신 세 분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세 분 모두 아주 건강하신 분들로 '데이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 들이다.
'데이 서비스'란, 아침부터 오후까지 개호시설에서 목욕, 레크레이션, 체조 등을 하실 수 있도록 노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개호시설의 개호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노인 분들은, 오전 일찍 시설에 오셔서 다른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며, 이 곳에서 사회생활 혹은 친목생활등을 이어가신다. 점심식사는 우리 개호 시설에서 드시고, 오후 3시의 간식까지 드신 후에 5시 정도 다시 각자의 집으로 가셔 가족들과 생활하시는 분들 이시다.
남자 어르신 세 분이 거실에서 대화를 나누시고 계셨을 때, 나는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일부러 대화를 엿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워 그 분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분이 다른 분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이가 몇 개 남아있소?"
'(??? 이 ??? 치아 를 말하는 건가?)'
한 어르신의 당황스런 질문에, 나는 황당했다. 그러나 황당한 것은 오직 나 혼자 뿐 이었다. 그 질문을 듣던 다른 어르신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셨다.
"나는 이가 다 빠져버려서 열 두개 남았네~ 위쪽은 틀니를 하고 있네. 자네는 몇 개 남았는가?"
아니, 무슨 대화가 이런 대화가 있지? 라는 생각으로 듣고 있었다. 설마 지금 남아있는 치아 개수로 서로 자랑 하시는 상황인가? 생각했다.
처음 질문을 던졌던 어르신이 대답하셨다.
"내가, 다섯 개 더 많구만. 난 17 개 가지고 있네. 나는 아직 틀니 필요 없네만"
"오~ 대단 하구만, 어떻게 아직도 그렇게 많이 남아있는가? 부럽네"
라고 하자, 본인 치아가 아직 17개 남아있는 어르신이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셨다. 매우 자신감이 있는 모습 이셨다.
조용히 앉아만 계시던 어르신께, 17 개의 치아를 가지고 계신 분이 질문을 던지셨다. 아마 본인 자랑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자네는 이가 몇개 남아있는가?"
조용히 계시던 나머지 어르신은, 세 분 중에 가장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말씀하셨다.
"난, 내 이를 모두 가지고 있네. 모두 내 이빨 이라네"
라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를 자랑하셨다. 순간 질문을 하셨던 어르신은 풀죽은 모습이 되셨고, 나머지 한 분은 다시 감탄을 하셨다.
"와~ 자네 정말 대단하네. 아직 젊구만. 부럽네"
나는 본의 아니게 엿듣는 상황에서,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노인들의 자랑은 돈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