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호시설의 노인(이용자)의 건강상태 관리 및 의료 관리

* 내가 경험한, 일본 개호시설에서의 이용자의 건강관리, 그리고 주치의(主治医) 의 역할에 대하여 대략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전문 의료인이 아닙니다. 간병인의 입장에서 옆에서 보았던, 그리고 현재도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일본 노인 시설 내에서의 의료관리에 대해서 적어 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해보려 하기에, 이 내용이 일본 노인시설 전체를 대변한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략적인 분위기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의 개호시설에는 각 이용자의 담당의사 즉 주치의가 있다. 각 이용자의 주치의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개호시설로 방문을 하여 본인의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돌아간다. 내가 어릴 적 책에서만 읽어서 알고 있었던 의사의 [왕진] 이 일본 개호시설에서는 아주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곰곰이 잘 생각해 보면, 노인개호시설에 입소하여 생활하는 노인들은, 병원에 걸어서 혹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찾아 갈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의료인이 환자를 방문하여 진료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놀랐다. 그리고 일본 의사들의 [왕진] 에 대하여, 직장의 상사인 시절장 에게 감탄과 놀라움을 표시했다. 의사가 환자를 직접 찾아 오는 것은, 병원에서 병실을 방문할 때 뿐 아니었던가? 시설 책임자는 나의 감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으며, 그렇다면 한국은 시설 노인들은 어떻게 의사 진료를 받는지 도리어 나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노인병원이라면 시설 내에 의사가 상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노인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었다. 내가 근무 했던 노인 시설은 소규모의 요양원 이었다. 상주하여 근무하는 의사가 없는 일반 노인시설 이라면, 환자(노인)을 직원이 동행하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온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그렇게 한국의 노인시설에서 일을 했었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만나러 오는 것 자체를 본 적이 없다. 간혹 그런 노인 시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적이 없었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 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한국의 소규모의 요양원에 요양사로 근무를 한 적이 있다. 짧은 기간 이었지만, 내가 근무를 했었던 1년 동안이라는 기간 동안, 의사가 요양원을 방문해서 노인들을 건강 상태를 진단 하거나 진료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병원 진료는 어떻게 했으며 복용약은 어떻게 했었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이 생기면, 병원에 갔었다. 이것이 매우 간단하며 당연한 조치라고 그때는 생각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야 병원에 가는 것 아닌가? 너무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인들이 복용하는 약은, 병원 진료를 따라간 직원이 병원 옆의 약국에서 받아 왔다. 항상 같은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의 경우는, 그냥 직원이 약국에 가서 받아왔을 뿐이다. 그것도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특별히 이상할 것도 좋을 것도 없는 그냥 요양원의 일상적인 흐름 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내가 근무 하는 일본의 개호시설은, 의사가 [왕진] 을 할 때, 이용자의 담당 약사(일본어로는 약제사라고 한다)도 함께 진료에 참여한다. 그리고 시설의 책임자, 간호사가 그룹을 이루어 의사의 왕진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노인(이용자)의 상태를 확인 및 진료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방 접종이 필요하면, 예방 접종을, 주사가 필요할 경우 주사, 채혈이 필요할 경우 채혈등을 진행하며 환자와 대화를 하며 진료를 진행한다. 

 의사는 그 자리에서 약사와 상의하며, 약 처방을 한다. 약사는 의사의 처방을 듣고 왕진이 끝나는 즉시 본인의 약국에 돌아가 약을 조제 한 후, 복용약을 가지고 노인 시설로 다시 오신다. 그리고 왕진 이후에 이루어 지는 환자의 건강관리 및 주의사항은, 개호시설의 간호사는 요점을 정리해 개호직원들에게 해당 사항을 전달한다. 이것이 일본 개호시설에서 아주 보편적이며, 일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환자의 건강관리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근무하는 노인시설로 왕진을 오시는 의사가 7~8분 정도 계신다. 노인들의 주치의가 각기 다른 이유이다. 그 의료진 들이 수시로 노인시설을 오고 가시며 노인분들을 진료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는 노인이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추가로 치과의사와 피부과 의사도 정기적으로 왕진을 온다. 단순히 건강상태가 나쁜 때 왕진을 오는 것이 아닌, 건강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오시는 것이라고 느껴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또 그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노인(이용자)의 건강상태가 나빠지거나 왕진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일 때, 주치의는 소견서 를 작성하여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한다. 그 곳에서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가 이루어진다. 그 외의 건강상태에 관하여는 주치의의 의견에 따라 건강관리가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예방접종 부터 정기검진 그리고 사망선고까지 사실상 주치의가 노인의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내가 근무 했던 근 몇 년동안, 시설내에서 몇 분의 노인 이용자 분들이 수명을 다해 하늘 나라로 가셨다. 그 때마다 항상 왕진을 오시는 주치의 의사가 와서 사망진단을 내리는 것을 보았다. 주치의의 사망진단이 내려진 뒤에, 가족들은 일본의 장례절차에 따라 장례식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보통 주치의가 사망진단을 내리는 순간에는 노인들의 가족들도 함께 그 자리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인은 갑자기 돌아가시지 않는다. 최소한 몇 주전 부터 신체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하거나 식욕이 완전히 없어지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주치의는 임종 며칠 전에 [이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부모를 만나볼 수 있도록 연락 하시라] 는 지시를 한다. 그래서 실제 이용자(노인) 분들이 돌아가실 때, 가족들이 곁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사회적인 사정이 다르니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노인시설에서의 건강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만 판단해 본다면, [일본 노인시설에서의 노인들의 건강관리 혹은 의료관리] 가 조금 더 노인복지현장에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의 노인복지시설에서도 참고할 만한 것들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참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