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호방문 중 내게 다가 온 그대들, 벼룩과 진드기
* 노인개호시설 업무 중에 [방문개호] 라는 업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재가복지 서비스] 라는 용어가 있지요. 이용자의집에 방문하여 개호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몇 년간 이용자들의 집에 방문하여 개호 서비스를 제공 하였지만, 그 동안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실시했던 [방문 개호] 업무 중에 벌레에 물려 심하게 고생을 했었습니다. 정말 벌레와 함께한 대환장 파티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고생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깔끔하고 보람있는 개호현장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개호 현장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있는 일이라, 한 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몇 달 전의 이야기다. 주임 케어매니저로부터 연락이 왔다. [마에다] 씨 라고 85세의 여성 분의 입소에 관한 내용 이었다. 가벼운 인지증을 가지고 있는 분 이며, 현재 고령과 인지증으로 인하여 개호가 필요한 상황 이었다. 그 후, 며칠 후 직원회의를 통해서 마에다 씨의 정보를 다시 한 번 공유 했다. 마에다씨의 현재의 신체의 기능과 생활 모습과 생활 패턴 등에 관하여 정보를 나누었으며 [방문개호]를 시작으로 개호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하였다.
마에다 씨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조카딸과 함께 생활하고 계셨으며, 현재 특별한 외부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으며, 당뇨병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점심 식사 전에 인슐린 투여를 스스로 하고 계셨다. 주요 특이 사항으로, 집 내부에 처분 해야 될 쓰레기 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 이용자의 집을 한 번 방문 한 적이 있던 주임 케어매니저 의 표현으로는 집 내부가 [고미야시키] 라고 표현을 해도 과하지 않다고 추가 설명을 붙였다.
'고미야시키? 뭔 뜻이지?'
라는 생각을 하며,
"[고미야시키] 라는 일본어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죠?"
라고 주임 케어매니저와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다. [고미야시키] 라는 일본어는 [쓰레기장 수준의 집] 이라고 나에게 그 의미를 알려 주었다. 그 설명을 들었지만, 나는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별 생각이 없었다. 나도 머니로부터 그런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방 좀 치워라! 이게 방이냐 쓰레기 장이냐?"
나도 어릴 적 부터 내 방이 쓰레기 장 같다는 말을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었기 때문에 그 단어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개호방문을 위해서 노인들의 집에 드나 들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집 내부가 청소를 하지 않아 지저분했던 집들이 부지기수로 많았기 때문에 그저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었다.
'아무리 집 안이 쓰레기 장 수준 이라도, 사람이 사는 집인데 뭐 얼마나 심하겠어. 발 디딜 곳만 있으면 되지'
라는 생각을 했다.
며칠 뒤, 나는 [마에다] 씨의 집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여 출발했다. 개호방문의 첫 날 이었다. 얼마 후 마에다 씨의 마을에 도착했고, 자동차를 좁은 골목 입구에 주차 한 뒤, 다시 더 좁은 골목길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집 주소를 확인 하며 가까스로 한 주택 앞에 도착했다. 주소가 마에다 씨의 집이 확실했다.
다시 한 번 주소를 확인 한 후, 벨을 눌렀다.
"삥~뽕~"
현관 벨 누를 때 나는 소리다. 그 의성어를 한국어로는 [딩~동~] 이라고 표현하지만, 일본어는 [삥~뽕~] 이라고 표현한다. 일본 사람들에게 이 발음을 자주 들으니, 이제는 딩~동~ 보다는 삥~뽕~ 으로 벨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사람의 귀는 참 간사해서, 이렇게 들리기도 하고 저렇게도 들리기도 하는 것 같다.
잠시 후, 어떤 중년 여성이 문을 열어 주었다. [마에다] 씨의 조카딸인 것 같다. 마에다씨가 85세라고 들었으니, 이 분이 마에다 씨는 아닌 것 같고 조카딸 인것 같다 라고 순간 생각하고 있을 때, 열린 집의 현관문 안쪽에서 부터 순간 엄청난 악취가 밖으로 바람과 함께 밀려 나옴을 느꼈다.
'헉~! 이게 무슨 냄새야? 집 안에서 대체 뭘 하고 사시는 거야?'
악취는 정말 충격이었다. 하지만 사람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숨을 참고 밝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조카 분은 나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을 하며 권하였다. 그리고 나는 긴장을 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집 안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집 안이 정말 글자 그대로 쓰레기 장이었다. 이런 장면은 내가 정말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분명히 집 외관은 평범 한 주택 으로 보였었는데? 집 안의 물건과 옷가지와 쓰레기 등이 뒤섞여 무릎부분 어떤 곳은 허리부분까지 차 올라있었다. 어디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할지, 집 안에서 어디를 밟고 몸을 움직여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마에다] 씨의 방은 더 안쪽에 있으니, 들어가 보라며 조카딸 분이 나에게 설명을 했다. 나는 조심 조심 발을 딛고 안 쪽에 있는 마에다 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마에다 씨가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인지 사용하는 짐들인지 조차조 구분이 안가는 짐더미만 보였을 뿐이다. 나는 거실에 있는 조카 분에게 말했다.
"마에다 씨 방에 안 계시는데요?"
라고 묻자,
"방 안쪽에 있으세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응? 방이 큰 것도 아니고, 지금 나는 방 입구에서 방을 보고 있는데? 어디 계신다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마치 허공에 대고 말하듯이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마에다 씨?"
라고 불렀다. 그 때,
쓰레기 더미라고 생각 했던 곳에서 무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주무시고 계시던 마에다 씨의 얼굴이었다. 그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 얼굴인지도 몰랐다.
"안녕하세요 마에다 씨. 처음 뵙겠습니다"
그렇게 마에다 씨와의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약 5분~10분 정도 그 집에 머무르며 간단한 인사와 자기 소개 오늘 부터 시설에 가셔서 개호 서비스를 받으시게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에다 씨를 모시고 시설로 돌아왔다.
시설로 돌아와 나는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발목이 가려웠다. 무의식적으로 발목을 한 참 긁고 있다가 '아니 왜 발목이 이렇게 가렵지?' 라는 생각을 했다. 저녁이 되니 발목의 가려운 증상은 더 심해졌다. 저녁에 퇴근 한 후,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가려움 증세가 점점 위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복부까지 가려움이 올라와 옷을 들춰서 배와 발목을 보았지만, 하루 종일 긁어 댄 나의 손톱 자국만 붉게 보일 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샤워를 하며 발목과 배 부분을 다시 확인하니, 확실히 무언가에 물린 자국이 여기 저기 보였다. 모기에 물린 자국도 아니었으며, 개미에 물린 자국도 아닌 것 같았다. 물린 상태가 조금 달랐다. 시설에 출근 한 뒤,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ダニ(다니)'에 물린 것 같다는 말을 모두가 했다.
"다니? 그게 뭔데?"
처음 듣는 일본어 였다. 동료들은 나에게 설명을 해 주었는데 무슨 작은 벌레를 설명하는 것 같았다. 스마트 폰으로 '다니'를 검색해 보니, '집 벼룩'이라고도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진드기'라고 설명을 해 둔 페이지도 있었다. '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페이지도 있었다.
'맙소사, 드론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지금 2023년에 집 안에 '벼룩'이 있고, '이'가 있다고?'
드론과 벼룩은 직접적으로 크게 상관 관계가 없지만, 그 정도로 발달한 이 시대인데, 한국전쟁 시대 속에 등장할 법한 주택 내부에 서식할 만한 벌레 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려움의 정체를 파악 했지만, 이미 온 몸이 벌레에 물린 자국 투성 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동안 고생을 하고, 우리 집의 모든 옷가지와 이불을 세탁하고 건조기에 돌렸다. 인터넷의 정보로는 건조기에 이불과 옷을 고열로 가열하면 해결이 된다고 했다. 고열로 '다니'가 죽는 다는 설명이 인터넷에 있었다. 집에 있는 세탁기는 용량이 작아서 모든 옷과 이불을 한꺼번에 세탁할 수 없었다.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빨래감을 몽땅 들고 가서 세탁과 건조를 하루 종일 했다. 그렇게 한동안 '대 환장파티 쇼' 를 혼자서 했다.
나의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시설의 동료들은 거의 방호복 차림으로 그 집에 방문 하였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 '다니'에 물려 나와 같은 증상을 보이게 되었다.
그 뒤로 나는 그집에 가지 않았다. 아니 모든 직원들이 그 집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개호방문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마에다 상을 집 밖에서 만나 시설로 모시고 오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나 한 달정도 시간이 지난 뒤, 어쩔 수 없이 그 집의 내부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 생겼다. 당뇨병으로 인한 인슐린의 주사 때문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방호복 차림으로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시중에 판매하는 '다니' 살충제를 온 몸에 뿌린 뒤 그 집에 들어갔다. 두 번째의 방문 때는 최대한 조심하며, 최대한 짧은 시간 그 장소에 체류하는 것이 목적이라 생각하고 5분 이내에 모든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부터 다시 시작 된 '대 환장 파티'. 다시 발목부터 가려움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겨우 온 몸의 가려움을 가라 앉히고, 겨우 진정 되었다 싶었는데 가려움이 다시 시작되기 시작했다. 발목 부터 가렵기 시작하더니 목 부분까지 가려움이 올라왔다. 다음날 샤워를 하며 온 몸을 살펴보니 20~30 군데에 벌레물린 자국이 거울을 통해 보였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으로 피부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벌레에 물려서 병원을 간 것이 태어나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 외국에서 뭐하고 있는거니?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코인 세탁소 빨래 잔치. 다시 한 번 모든 옷가지와 이불을 가지고 코인 세탁소에 가서 세탁을 하고, 고열로 건조시키는 작업을 하루 종일 반복했다.
그리고 나는 시설장에게, 더 이상 그 집의 방문은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했고 시설장도 알겠다고 했다. 얼마 뒤, 마에다 씨는 당뇨병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게 되었고, 그 집에 방문개호를 해야되는 상황은 지금까지 발생되지 않고 있다. 아마 병원에서의 입원치료가 끝나면 다른 집으로 이사한다는 이야기를 구청 관계자와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방문개호] 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직장을 옮겨 보려고 몇 달간 고민하고 면접을 보았었다. 그리고 그 회사 들로부터 채용가능 연락을 받아 둔 상태이다. 그러나 잠시만 더 고민을 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던 중에, 이런 '대 환장 파티' 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방문개호] 회사로 전직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방문개호] 만 전문적으로 한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이 더 큰 것 아니겠는가. 남의 집에 방문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끝.